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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한센병 환자도 행복하게 만든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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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도 그 속에 진정한 예수가 없으면 하나의 휴머니즘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 물론 우리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종교적인 이유로 열심히 구제하고 도울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은 예수 없이 내 의지로 하는 것일 수 있다.
내가 철저히 그렇게 살아 보았기 때문에 안다. 나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부처님을 믿게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보았다. 그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니 더 철저하게 휴머니즘으로 간 것이다. 나는 훗날 복음을 받아들이고 나서 이런 것들에 대해 명쾌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어서 결국 이렇게 물었다. “그래요. 좋아요. 예수 믿으면 행복하다는 말도 좋다고요. 그런데 솔직히 한센병 환자가 예수 믿어서 행복하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게 어떻게 행복한 거예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답하셨다. “그건 우리가 영원히 살기 때문이지.” “우리가 문둥이가 되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을 수 있었어. 문둥이가 아니었다면 한평생 멋모르고 살다가 지옥에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나님이 우리를 문둥이로 만들어 주셔서 이제는 예수 믿고 영생을 얻었으니, 살아도 천국에서 살고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어. 그러니 우리는 지금 행복해.” “그러니까 학생도 예수 믿어. 예수 믿어야 행복해지지.”
‘전생에 당신들이 지은 죄로 인해 이생에 문둥이라는 과업을 받았다’라는 부처님의 법문을 설법하는 내 입술이 점점 닫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속에 이런 화두가 새롭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를 더 불쌍히 여기는 그들의 배짱은 도대체 무엇인가? 예수 믿으면 행복하다는데, 그 예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