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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하나님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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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학교는 미션스쿨이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채플 시간이 있었고, 채플 참석이 학점으로 환산되었다. 그리고 3학점짜리 기독교 정규 과목도 교양 필수였다. 그 당시 학생 휴게실에는 4영리를 들고 전도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도 몇 번 들었는데 그땐 하나님보다도 열심히 설명하는 그 학생이 더 신기했다. 어떻게 자신의 종교를 이렇게 확신에 찬 태도로  낯선 사람에게 전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아쉽다. 그때 내가 그들의 전도를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하나님을 만난 시기가 조금만 더 앞당겨졌더라면 나의 20대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 나는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갈구하며 나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힘들어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때는 가장 좋은 것임을 안다. 하나님은 계속 내게 손을 내미셨지만 내가 외면하고, 뒤늦게야 그 손을 잡았던 것도 안다. 그러기에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더 늦지 않은 시간에 하나님을 만난 것이.
원하지 않던 학과에 들어갔지만 결국 그럼으로써 한 친구를 통해 남편을 만났고, 믿음 있는 남편을 통해 하나님도 만나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섭리에 정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방황과 혼돈으로 보낸 20대를 생각하면, 뒤늦게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그리스도인이 된 지금 내게 하나님이 주시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 더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