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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하나님의 특별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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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대장님과 면담했는데 원한다면 본부 군종병으로 근무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아들은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저는 고생하러 군대에 들어왔습니다. 군대에 있으면서 자기 단련을 통해 절제와 인내를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니 편한 곳은 오히려 싫습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열심히 군대 생활을 하겠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함께 생활하는 선임들과 동료들이 다들 의아해하며 물었답니다. “아니, 본부에 가면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훨씬 편하게 군대생활 할 수 있어. 그런데 왜 그런 좋은 제의를 마다했어?” 그런데도 아들의 마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말에 아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아, 정말이지 자랑스럽구나!”
아들은 자기만 특별대우 받는 것을 어려서부터 싫어했습니다. 늘 온유하게 누구와도 함께 잘 어울리며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품성인 까닭입니다. 자신이 받는 특별대우로 누군가 혹시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 사연을 듣고 하루 종일 저의 마음은 훈훈했습니다. 아내는 아들 대신 가난하거나 먼 지방에서 온 믿음 좋고 신실한 젊은이가 그 군종병 자리에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군종병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몇 번의 인터뷰가 있은 후 본부에서 직접 면담을 하러 왔다고 합니다. 그분은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기에 본부 자리도 마다하는지 궁금해서 얼굴 한 번 보러 왔다.”
그리고는 아들의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이 마음에 드셨는지 이렇게 묻더랍니다. “만약 우리가 자네를 그냥 본부로 발령 내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들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군인입니다. 제가 원하지 않더라도 명령에는 복종합니다.” 며칠 후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엄마, 이번 주말에 본부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아내의 기도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아들의 믿음이 커져서 그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