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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오직 주님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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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선교 훈련원 같은 곳에서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여러분의 삶에서 하나님은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몇 번째입니까?”
선교사 지망생들이라 그런지 대답이 분명하다.
“1순위입니다!”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완전히 틀린 말이지요.”
몇몇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첫 번째가 맞습니다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하나님은 우주를 통괄하는 분이 아닙니까? 모든 것 위의 모든 것인데, 어떻게 우선순위에 놓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묶어둘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높으십니다.”
특히 의료 선교 분야에서는 의사의 헌신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의 전적인 통치하심과 주(主) 되심을 온전히 인정해야 한다. 의사로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선교하러 간다 한들 하나님이 그와 함께하지 않으시면 소용이 없다. 선교 현장에서는 의사의 지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고도의 의술을 교육받았어도 오지에서 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설비도 예산이 없다. 선진국에서는 거의 없는 영양실조, 호흡기와 소화기 질환이 만연하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의지이고, 자존심이 아니라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다. 그것만 있으면 장애는 극복된다. 의료 선교사들끼리 이런 고백을 한다.
“우리가 의사로서 정확히 진찰하고 수술도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하고 꿰맨 자리를 아물게 하는 것은 누구인가? 의사는 의술로써 도울 뿐이다. 실제로 낫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