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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저희 가정을 제발 살려주십시오. 우리 아들 피터가 왜 저럴까요? 저 아이를 바로잡아 주세요. 제발 제발 저희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아들이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나와 아내는 새벽기도를 다니며 온 마음과 온 몸을 던져 기도했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왔다. 그렇게 매일 새벽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쏟으며 기도하기를 5년이 흘렀다.
그러나 피터는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밖으로만 돌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리 부부는 점점 지쳐갔다. 그즈음 나의 기도는 이전과 전혀 다른 기도로 바뀌었다. “하나님, 이제 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이제 피터의 문제는 하나님께서 마음대로 하십시오. 전 그 아이를 제 자녀 장부에서 빼버리겠습니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그 아이 생명을 데려가시든지 마시든지 다 아버지가 책임져주십시오. 전 모릅니다.”
내가 부모니까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해결해 보리라 해서 붙들고 집착하던 것에서 “다 하나님 아버지께 맡기겠습니다” 하고 완전히 내려놓는 기도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들을 하나님 앞에 완전히 내려놓는 순간 역사가 이루어졌다.
결혼 후 보스턴에서 살고 있는 큰딸 승영이가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피터는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새로 태어난 조카를 보러 갔다. 그런데 핏덩이나 다름없는 조카를 본 순간 ‘생명의 경이로움’과 함께 조카에게 부끄러운 외삼촌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그의 가슴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날로 피터의 방황이 끝났다.
제일 먼저 보스턴의 누나 집 근처로 이사를 한 뒤 다시 학교에 다니면서 교회 유년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피터가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으로 180도 변해버린 것이다. 무려 5년 동안 어떤 방법으로도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아이가 순식간에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걸 보면서 자식은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하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