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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교회에서는 수험생들에게 ‘붙으면 회개하고 떨어지면 감사하라!’는 글귀가 새겨진 머그컵을 선물합니다.
이 경구는 제가 재수생 큐티 모임을 16년 동안 인도하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고3 때나 재수를 할 때 아이들은 대학에 붙기만 하면 교회에 더 열심히 나가고, 큐티도 하고, 봉사도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런데 한 번에 합격한 아이들이 그 다짐을 지키는 것을 거의 못 봤습니다. 도리어 떨어진 아이들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섬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요즘은 밥을 굶는 아이들이 드물기 때문에 인생 최초의 고난인 입시생 시절이 하나님을 만날 최고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붙는 것보다 떨어지는 것이 영적으로는 훨씬 더 유익합니다.
저는 대학에 붙은 아이들에게는 “네가 감당할 믿음이 안 되니까 하나님께서 네 영적 수준을 낮게 보고 붙여주신 것이다. 그러니 회개하라”고 권면합니다. 떨어진 아이들에게는 “너를 정말 수준 높게 보시고 하나님께서 재수의 고난을 허락하셨구나. 너를 크게 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또 있겠니. 할렐루야!” 하고 축복해 줍니다. 그렇게 ‘붙으면 회개하고 떨어지면 감사하라!’는 말이 만들어졌습니다.
느부갓네살에 의해 나라가 망하면서 140년 동안 무너져 있던 예루살렘 성벽을 52일 만에 중수한 이스라엘 백성이 말씀의 성회를 열고 초막절을 지키고 나서 무엇을 했습니까? 다 모여서 금식하고 굵은 베를 입고 티끌을 무릅쓰고 회개했습니다. 성벽 공사를 하면서 숱한 음모와 방해를 겪을 때는 금식하고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벽이 완성된 지금 본격적인 회개를 하고 있습니다.
회개는 입시에 실패했을 때, 사업이 안될 때, 일이 안 풀릴 때 하는 게 아닙니다. 대학에 붙고, 사업이 잘되고, 모든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고난을 주셨을 때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복을 주셨을 때 창자가 끊어지는 회개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