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아범이 종손인데 교회 간다며?”
그때부터 관계가 안 좋아지게 된다. 겉보기에는 큰일 같지만, 전도로 치자면 이런 일은 누워서 떡 먹기이다. 우리 교회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미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구역장은 그 가정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어머니에게 이틀에 한 번씩 꼭 전화를 하세요.”
힘들고 불편한 관계가 되었지만 며느리는 이틀에 한 번씩 전화를 한다. “어머니.” “네가 어쩐 일이고?”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으면 안부만 묻고 끊는다.
이틀 후에 또 전화를 한다. “어머니, 우리 한수가요…….”
“한수가 뭘 어쨌는데?” “한수가 할머니 보고 싶다고 하네요.” “뭘 보고 싶어!” 또 전화를 끊는다.
아무리 차갑게 하시더라도 계속 전화를 걸면 어머니께서 이상하게 생각하신다. 어머니의 마음이 조금 너그러워지는 듯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어머님, 이번 주에 교회 갔더니 목사님께서 부모님을 하나님처럼 섬기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잘못 섬겨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잘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부모님을 잘 섬기겠다고 말한다. 그 다음에는 손자 손녀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라고 가르친다. “할머니, 보고 싶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손자 손녀에게는 참으로 너그럽다. 손자 손녀 말이라면 뭐든 해주신다. 부모님이 오시면 정성스레 상을 차려서 식사를 대접한다. 용돈도 넉넉하게 드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아버님 어머님, 사실은 저희가 교회를 나가서 말씀을 듣다 보니까 목사님께서 부모님을 하나님처럼 섬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동안 저희는 그렇게 섬기지 못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 섬기겠습니다.”
그렇게 말할 때 대부분의 부모님이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