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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수송량이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마침 신진자동차가 일본에서 트럭을 수입해 판매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큰맘을 먹고 한 대 구입했다. 트럭을 우리 집 마당에 떡하니 세워놓으니 정말 흐뭇하고 보기 좋았다. 임시번호판을 단 신형 트럭을 구경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올 정도였다.
트럭도 샀겠다, 나는 소금 수송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접대하기로 마음먹고 직원과 함께 도청이 있는 수원으로 내려갔다. 그전까지는 사업상 접대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해 왔던 나였다. 직원들을 데리고 요정으로 가서 한정식을 한상 거하게 차려오도록 해 술과 함께 먹는데 이날은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는 말씀으로 책망하시는 것 같았다. 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어 급한 일이 생겼다며 직원에게 맡기고 먼저 일어나 버렸다.
집에 와 보니 깜짝 놀랄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 앞에 세워 놓은 트럭을 지나가던 버스가 크게 들이받아 임시번호판도 떼지 않은 새 트럭의 앞부분이 박살 나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상황에 따른 지혜와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트럭이 부서진 것을 보면서 ‘내가 저 새 트럭에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아찔했다. 이를 통해 주님이 내게 말씀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웅, 너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술 마시고 청탁하는 불의한 자리에 가는 것이냐?”
부끄러웠다. 새 차를 구입하고 하나님께 먼저 감사예배를 드리지 않은 점, 하나님을 믿고 성령 받은 사람이 얼마간의 돈을 더 벌겠다고 요정에서 술로 접대를 하고 세상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 없이 행동한 점을 깊이 회개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술과 담배를 끊고 깨끗한 삶을 살겠다고 주님께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