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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하나님은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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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을 오후엔 알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꿈에서도 그리지 못한 일들을 겪고 있다. 살아오면서 크리스천이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내가 말이다. 사람들이 그런다. “당신 위선자 아니냐. 당신 같은 사람은 그저 성경 보고 신학책 읽고 기도드리면 됐지. 왜 교회 나가서 ‘나 예수 믿는다’고 떠드느냐. 차라리 무교회주의자가 되지.” 그때 내가 비유로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사람들이 정말 음악을 알아듣는 귀가 있나 실험한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에게 거리의 악사처럼 허름한 옷을 입고 300만 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를 시시한 깽깽이처럼 들고 연주해 보라고 한 것이다. 자기네가 지식인입네 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워싱턴 데팡스 지하철역에서 말이다.
조슈아 벨은 연주회 입장권이 수천 달러나 하는 스타니까 사람들이 사인해 달라고 덤비면 어떡하나 걱정하기까지 했다. 아침 일곱 시에서 여덟 시 반까지 출근 시간에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조슈아 벨을 알아보기는커녕 그 아름다운 음악을 귀담아 듣는 사람조차 없었다. 다들 휴대전화로 통화하느라 정신이 없고, 바삐 출근하느라고 걸음을 멈추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구두닦이만이 그 음악을 알아들었다고 한다. 그가 조슈아 벨인지는 모르고 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낀 것이다.
나는 그 얘기를 이렇게 풀이해 주었다. “하나님은 우리 곁에 있다. 아름다운 하나님의 음악이 있는데 바삐 출근하느라고, 지하철을 타러 뛰어가느라고, 삿된 목적을 좇느라고 그 음악을 못 듣는 것이다. 조슈아 벨이 길거리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카네기홀에서 연주해 봐라. 평소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워낙 유명한 사람의 연주이니 가서 듣고 감탄할 거 아니냐. 마찬가지이다. 교회라는 게 음악으로 치면 극장이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있지만 조슈아 벨 연주를 듣기 위해 티켓을 사서 들어가는 공간처럼 교회 역시 누구나 선망하는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