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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목욕탕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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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찬송가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가장 좋아한다. 이 찬송을 좋아하게 된 것은 사연이 있다.
30년 전, 미국 뉴욕에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밤늦은 시각에 호텔에서 텔레비전을 켰다. 그때 나는 매우 지쳐 있었다. 한 흑인이 클라리넷으로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를 연주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감사와 감격의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절절히 배어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큰 은혜가 되는지 내 눈에서도 어느새 이슬이 맺혔다. 그날 이후, 이 찬송을 부를때면 어김없이 눈물을
흘리며 클라리넷을 연주하던 흑인의 모습이 떠 오른다. 2001년 여름 어느 월요일, 선교여행을 마치고 양평의 한 온천에서
쉬고 있었다. 선교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생각나서 눈을 감은 채 허밍으로 찬송가 405장을 부르고 있었다. 찬송을 부르며 점점 마음이 뜨거워졌다.
3절을 부를 때는 무심결에 그만 탕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런데 목욕탕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찬송을 합창하는 것
이었다. 20여 명의 장정들이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두 손을 들고 멋진 화음을 연출해냈다. ‘아,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그분들은 목사님들이었다.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올라오는 길에 온천에 들른 것이었다. 목욕탕에 들어오니, 머리가 하얀 사
람이 혼자서 찬송을 부르고 있더란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그만 모두 따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두 명씩 따라 부르다가, 결국에는 모두가 합창을 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으면 종종 이런 감동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신분과 명예, 나이를 초월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임을 체험한
사건이었다. 예수님을 믿으면 감동이 있고,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고, 좋은 만남이 있다.
삶의 흥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예수에 한번 빠져보시오”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내게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