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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완벽하신 하나님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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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요란하게 달려오더니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순간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람은 종교 활동을 감시하는 경찰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비밀경찰이 도착한 시간이었다.
10분만 빨랐어도 찬양이나 설교를 하는 시간이어서 우리는 아마 그 자리에서 곧장 연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로 우리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비밀경찰은 분을 삭이지 못하는 말투로 “어떤 기관에 속해 있으며, 스폰서가 누구냐?”는 등 우리를 다그쳤다.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더 이상 어쩌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타고 온 차량과 소지품도 모두 조사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물을 찾지 못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원래 내 차에는 함께 성경공부를 하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에게 주기 위해 특별히 장만한 성경책 100여 권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그날은 남편이 차를 쓸 일이 있다고 해서 집에 두고 나왔던 것이다.
나는 이 모든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무슬림 나라고, 원주민들이 사는 곳은 허락 없이 들어 올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외국인이어서 그런 법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저는 평범한 가정주부고,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이 나라에 왔을 뿐이에요.
이분들은 제 친구들이고요. 그러니까 앞으로 다시 오지 않으면 되지 않겠어요?”
말을 하는 사이에도 나는 계속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위기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탓인지 정글에 사는 원주민들도 모두 우리 편을 들어주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몰래 속삭였다.
“지금 우리에게 원치 않는 일이 생긴 것을 이해하겠니? 어쩌면 앞으로 너희들을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우리가 다시 오지 못해도 예수님을 꼭 믿으렴.”

그런 다음 나는 아이들을 꼭 껴안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