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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복음을 품고 사선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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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놀라운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리겠습니다.”

  한 진료소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동역자 한 분이 내게 말했다.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

  “한 여인이 북한에서 먹을 것을 찾아 강을 건너 중국 땅으로 넘어왔다가 우연찮게 저를 만났어요. 그 여인을 지하 방에서 돌보아 주면서 그 손에다가 성경책을 쥐어 주었지요. 이 여인은 갈 때도 없고 나가면 잡히니까 앉아서 성경을 보고 또 보는 거예요. 하루 종일 말입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제자 양육을 받겠다는 겁니다. 하루는 저한테 그래요. ‘저요 가물가물 생각이 납네다. 제가 어려서 할머니 손을 잡고 주일학교를 다녔디요.’ 그러면서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여인의 가슴이 얼마나 뜨거워졌는지, 나중에는 두만강에 다시 건너가겠다는 겁니다. 가족들을 두고 자신만 이렇게 있을 수 없다면서요. 먹을 걸 찾아 목숨을 걸고 왔던 그 여인이 먹을 것 대신 성경책을 가슴에 품고 목숨을 걸고 다시 강을 건너가기 전에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죽음의 강을 건넜던 그 여인은,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죽음을 무릅쓰고 강을 건넜다.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희미해 보이던 북한을 향한 선교의 비전이 조금씩 분명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강을 건너 세계 선교로 향하라는 주님의 비전은 이렇듯 조금씩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