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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댄이 사무실에 와서 눈물을 떨구며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자기가 계획하고 수고하는 것만큼 연구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아 너무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댄, 너는 지금까지 2등을 해본 적이 있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댄이 대답했다.
“없는데요.”
“공학박사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과학과 공학 분야를 외롭게 탐구해 가는 전문성을 연마하고 그 전문성을 인정받는 거야. 시도한 연구는 실패가 따르게 마련이란다. 성공한 모든 연구자는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실패와 절망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이었어. 연구 결과는 1등을 하듯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때론 2등을, 때론 꼴찌를 했을지라도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는 인내와 열정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해. 너는 이제부터 2등이 되어도 이를 극복하고 이겨 내는 법을 좀 더 연구해 보는 것이 좋겠어. 2등을 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1등 인생을 살 수 있는 거야.”
교육이란 어찌 보면 종합예술이다. 인재를 길러 내는 일이란 정형화된 공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과 함께 올바른 인성을 길러 줄 때, 훌륭한 인재가 탄생한다. 댄이 박사학위 논문 최종 발표와 심사를 받는 날에는 논문심사위원 외에 학과의 많은 재학생과 교수들이 참석했다. 이미 전문 학회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한 덕분에 박사학위 논문 심사는 쉽게 통과됐다. 논문 심사가 모두 끝나자, 댄이 감사의 말을 했다.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은 여기 모이신 모든 분의 지도와 도움이 컸습니다. 특히 안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연구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제게 큰 복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기 모인 모든 분과 논문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제가 박사과정 수학 중에 저를 찾아오신 예수님을 여러분께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순간 논문 발표장이 조용해졌다. 댄이 나의 연구실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일을 간증하면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종교와 학문을 철저히 분리하는 미국의 대학에서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