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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감독 중에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라는 감독이 있는데, 그는 미식축구계의 신화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네가 거듭나야 하리라』(이현수, 두란노)라는 책을 읽다 보니, 그 책에 빈스 롬바르디 감독에 관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었다.
1965년에 빈스 감독이 맡고 있던 팀이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빈스 감독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매우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다. 빈스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선수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우리 기초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러면서 럭비공을 들어 올리며 “여러분, 이것이 바로 미식축구 공입니다”라고 하면서 꼭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듯이 백전노장들을 가르쳤다는 것이다. 빈스 감독은 무엇을 의도하고 이런 행동을 했을까? 기본기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고(故) 한경직 목사님은 은퇴하고 소천하시기 전까지 남한산성에 기거하셨는데, 당시 교계 중진 목사님 몇 분이 찾아뵌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어느 목사님이 “목사님, 저희들에게 덕담 한마디만 해 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한경직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시길 바랍니다.”
이미 예수 믿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목사들에게 예수님을 잘 믿으라니, 잘못 오해해서 들으면 상처받을 수 있는 말씀 아닌가? 그런데 목회자의 길을 걷는 나에게 한경직 목사님의 그 말씀이 큰 울림이 됐다. 지금도 나는 간혹 그분의 그 충고의 말씀을 되새기곤 한다.
그렇다. 빈스 감독이 백전노장 선수들에게 럭비공을 들어 보이며 “이것이 미식축구 공입니다”라고 가르쳤던 것처럼, 이미 예수 믿는 목사님들에게 “예수 잘 믿으세요”라고 하신 한경직 목사님의 말은 우리가 회복해야 해야 할 기본기, 우리가 되찾아야 할 처음 마음이 무엇인지를 지적해 주는 귀한 충고의 말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