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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귀한 경험을 하고 휴스턴 국제공항에 내려 세관을 통과할 때였다. 세관원이 나를 가로막으며 물었다.
“어디에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이미 우리에 대한 정보를 알고 기다렸던 것 같았다. 누군가 밀고한 것이 틀림없었다.
“멕시코 칸쿤(cancun)에서 오는 길입니다.” 그건 사실이었다.
“칸쿤 전에 어디를 가셨습니까?” “별다른 데 가지는 않았….” 내가 대충 얼버무리자 그가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또 물었다.
“칸쿤 전에 쿠바에 가지는 않았습니까? 거짓말 하시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제야 나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네, 쿠바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순간 이 일로 우리 젊은이들의 장래에 해를 끼칠까봐 앞이 캄캄했다. 속으로는 기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쿠바를 방문하면 미국법에 의해 10년 징역 내지 백만 불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잘 몰랐습니다. 교회 선교팀에서 복음을 전하려고 간 것일 뿐입니다. 저를 체포하시는 거야 상관없지만, 저 청년들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한 번만 봐 주십시오.” 나는 간청했다. 그는 컴퓨터에서 우리 정보를 입력하더니 단호히 말했다.
“또 한 번만 더 어기면 그때는 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나는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잠시 기다리라며 사무실로 들어간 그는 서류를 잔뜩 가지고 나오면서 설명했다.
“저도 크리스천입니다. 이 서류는 선교 목적으로 쿠바를 방문할 경우 미 연방정부 재무부(Department of Treasury)에 허가 신청을 낼 수 있는 신청서와 안내서입니다. 다음에는 꼭 이걸 이용하십시오.” 나는 그때까지 이러한 특혜가 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후 우리는 미 연방정부로부터 승인받아 자유롭게 쿠바를 여행할 수 있었다. 이 집사가 악의를 품고 밀고했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걸 복으로 바꾸신 것이다. 문득 요셉이 형들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
“형님들은 나를 해치려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형님들의 악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창 5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