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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기적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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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시간을 주신다. 그중에는 그저 평범하게 흘러가는 시간도 있지만, ‘기적’과 같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도 있다.
기적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또는 ‘신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나와 있다. 그만큼 살면서 경험하기 힘든 것이 기적이다. 하지만 나는 기적을 경험했다. 또한 그 일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기에 나는 내가 겪었던 기적에 이름을 붙였다. ‘기적 1800’이라고 말이다.
1800은 ‘초’를 가리킨다. 나는 사고를 당한 뒤 물속에서 30분이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5분 정도 호흡을 하지 못하면 산소가 뇌에 전달되지 않아 뇌사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1초에 생사가 오가는 사고 현장에서 1800초는 엄청난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의식이 또렷한 채로 물속에 잠겨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죽지 않았다.
구조대원이나 의사들도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모두 놀라워하면서 몇 번이나 정말이냐고 물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일은 내게 분명히 일어났다. 그래서 ‘기적’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훗날 전신 마비라는 나의 현실과 마주했을 때, 이 일을 과연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기적은 무언가 ‘좋은 일’이어야 하는데, 내게 닥친 기적은 ‘차라리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기적 1800’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이 땅에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음을 나를 통해 보여 주신 것이고, 나를 통해 그분의 뜻을 드러내기 위한 계획이었다. 또한 앞으로 내게 할 일이 남았음을 알려 주시는 ‘표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