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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약했던 나는 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두려움은 어린 시절 병원에 걸어 들어가셨던 어머니가 주사 쇼크로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예수님을 믿고 난 후 그것은 나에게 더 큰 문제로 다가왔다. ‘천국을 믿는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정말 천국을 믿기나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늘 마음 한구석에 불편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 날, 천안에 있는 신학대학에서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기독교교육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올 때였다. 그때 누군가 내 팔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나 지금 바빠요”라며 팔을 뿌리치고 옆자리를 보았는데.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팔을 잡아당기신 분이 성령님이심을 느끼며 대뜸 ‘제가 낯선 곳에 다니는 일을 제일 두려워하는 걸 아시면서 왜 이곳저곳 보내시는 거지요?’ 하고 물었다. 나는 어려서 무척 약했기 때문에 늘 어머니 치마폭에 싸여 살아서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그때 성령님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네게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야. 천국도 네게 낯선 곳이지. 너는 천국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야.”
그날 나는 기차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올 때까지 성령님과 대화했다. 모든 피곤이 사라져 버렸고, 말할 수 없는 행복이 넘쳐났다. 그 일을 통해 하나님과의 동행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그 후 암에 걸렸을 때, 의사로부터 암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내 마음을 부드럽게 만지시는 손길을 느꼈다. 내 마음이 너무 평안하니 의사기 놀라 “너무 씩씩하다”라고 할 정도였다. 수술을 할 때도 그렇게 평안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때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이 모든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의 두려움이나 병에 대한 염려에서 완전히 자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두려운 상황에서도 나와 함께하실 그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