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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거짓말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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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여 명이 모일 것으로 기대한 이런 중요한 행사를 노천에서 가질 때에는 항상 날씨가 제일 큰 기도제목 중 하나다. 둘로스뿐 아니라 여러 교회들도 좋은 날씨를 달라고 함께 기도했다.
그런데 그날은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비까지 뿌렸다. 준비하는 사람들은 다른 대안이 없기에 그냥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 모든 기구와 기계를 설치하고 하늘을 수도 없이 쳐다보았다.
이날 저녁 시간에 나는 방에서 두 명의 목사를 만나고 있었다. 8시 조금 지나서 한 목사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끊은 목사는 지금 비가 오지 않아 행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교인이 알려 주었다고 했다.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런데 조금 후에 다른 목사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자기 교인은 지금 비가 제법 오기 때문에 행사를 못할 것 같아 안 가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만큼 현지인들 사이에도 그날의 날씨 문제는 중요한 관심사였다. 우리는 막 시작하려던 때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하고는 걱정이 되었다.
두 목사를 전송하러 나갔는데 행사를 취소하고 돌아와 있어야 할 우리 사역자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함께 있던 목사들도 이상하다면서 배를 떠났다.
나중에 우리 사역자들은 충만한 얼굴로 돌아왔다. 이야기인즉, 시내에는 비가 내렸는데 시민 광장만 비가 안 내렸다는 것이다. 행사 장소에서 100미터 정도만 나가도 비를 맞았는데 행사가 다 끝나도 광장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참석한 카타니아 시민들은 비가 멈춘 것도 기적인데, 여기만 비가 안 오는 것은 더 큰 기적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교인은 현장에서 전화를 한 것이고, 다음 사람은 행사장에 가려고 집을 나서다가 내리는 비를 보고 전화를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카타니아 사역보고서에도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이후 시민들 가운데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