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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반드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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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인도라는 이 참담한 상황 속에 있으면서, 무인도 이전의 타락한 삶보다 지금이 얼마나 더 행복한지를 이제야 깨달았다.”
『로빈슨 크루소』의 한 대목이다. 로빈슨은 예기치 않은 풍랑으로 홀로 무인도에 난파하게 되었다. 척박한 무인도 생활이 처음에는 처참한 고독과 외로움을 주었다. 그러던 중 난파될 때 같이 떠내려 온 성경을 읽게 된다.
로빈슨은 성경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이곳에서도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말이다. 무인도 속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작가 다니엘 디포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인 무인도와 거기에 갇힌 로빈슨이라는 인물을 빌어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를 말하고 싶었다.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믿음을 약하게 만드는가? 대부분 척박한 환경 아닌가? 일이 잘 안 풀리고, 병이 들고,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 다소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 그런 것들은 우리를 거세게 짓누른다.
사람들은 골짜기 없는 인생을 원한다. 허나 인생이 어디 그런가? 어디에나 골짜기가 있다. 인생을 바다로 비유하면 바다에는 풍랑이 없을 수 없다. 우리의 기도는 험한 풍랑이 없게 해 달라는 나약하고 비현실적 기도가 아니라, 풍랑 가운데서도 요동하지 않으며 당황치 않고 극복하는 강인한 믿음을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이 풍랑 속에서도 믿음 가운데 단잠을 주무실 수 있었듯이, 요셉이 이집트 총리로 머물면서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이 있었지만 14년 모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보았듯이….
다윗이 왕에 올라 궁전에 있을 때만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광야에서도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는 풍랑 속에서도,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도 노래할 수 있다.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하나님의 마스터플랜이 반드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