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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단순하고, 어쩌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아무 조건이나 제한 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랑을 사도 요한은 ‘첫째 사랑’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고 하면서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의심과 좌절, 분노와 원망을 남기는 사랑은 ‘둘째 사랑’입니다. 부모와 스승, 배우자,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받는 인정이나 애정, 연민, 격려와 지원 등이 바로 둘째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은 한계가 있고 깨어지기도 쉽습니다. 둘째 사랑의 이면에는 항상 거절이나 후회, 거짓말, 폭력, 심지어 증오심까지 도사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인간관계의 모호성과 양면성을 많은 영화와 연극, 드라마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우정과 결혼, 그리고 공동체에서 나누는 둘째 사랑에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유쾌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일상생활 뒤에는 포기나 배신, 거절, 단절, 손실 등을 동반하는 숱한 상처로 골이 깊게 패여 있습니다. 이 모든 상처는 둘째 사랑이 가진 어두운 측면입니다. 그리고 이 어두움은 인간의 가슴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어두움이기도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둘째 사랑은 하나님이 주시는 첫째 사랑의 깨어진 모습뿐입니다. 하나님이 아무런 어두움이 없는 첫째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사실은 정말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어두움이 없는 하나님의 첫째 사랑이 구체화된 것입니다. 그분의 마음에는 생수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분은 큰소리로 부르십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 7:37).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 11: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