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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플루트를 연주하기에는 여러모로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폐도 정상인들보다 좋지 않고, 천식도 심하고, 왼손 새끼손가락은 남과 비교했을 때 한 마디가 짧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오른쪽 다리는 한 번 더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런 몸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건 불가능하게 보인다.
하지만 2005년부터 만 8년 동안 쉬지 않고 그분께 순종하며 달려왔다. 어느 곳이든 어떤 상황이든 그분이 원하시면 악기를 들었다. 그렇게 전 세계 80여 개국을 다녔고, 최근 2년 동안은 일본에서 200번 가까운 연주를 했으며, 하루에 아홉 번이나 연주한 적도 있다.
지금도 폐의 64퍼센트밖에 쓰지 못해서 연주할 때 힘이 많이 든다. 몇 년째 천식 약을 먹고 있는데 이 약이 우울증과 함께 불면증을 유발해서 연주를 마치고 몸이 극도로 피곤해도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맹장 수술과 어렸을 때 맞아서 휜 코를 확장시켜 주는 수술을 동시에 하는 바람에 두 번의 전신마취를 한 후 깨어난 이틀 뒤에 병원에 각서를 쓰고 나와서 연주를 했고,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진 다음 날도 중국에 가서 연주를 했다. 그리고 신종플루에 걸려 6일 동안 사경을 헤매고 난 다음 날 병원에서 바로 모스크바로 가서 연주를 했고, 천식 치료 중에 50도가 넘는 아프리카 남부 수단에 가서도, 동남아에서 물을 잘못 마셔 급성 장염에 걸렸을 때도 연주를 했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비슷한 질문을 한다.
“솔나무님,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나 비전이 있나요?”
나의 대답은 늘 같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이 비전이고, 그분께 순종하는 게 제 계획이에요. 그리고 최선의 자기관리는 쉬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