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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파바로티와 샹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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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테너 가수인 파바로티는 어릴 때부터 음악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청년기를 거치면서 교육에 관심이 쏠려 대학에서 교육을 전공했다.
졸업 때가 가까워지자 그는 진로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내심 성악과 교육을 동시에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 아버지가 파바로티의 방에 들어가, 의자 두 개를 멀리 떼어 놓은 뒤 이렇게 말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의자 위에 동시에 앉으려면 너는 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의자에 앉으려면 반드시 한 의자를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은 너 자신이 해야 한다.” 결국 파바로티는 두 개의 의자 위에 동시에 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심사숙고한 끝에 성악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선택을 잘한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주한 프랑스 대사를 역임했던 샹바르라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커졌기에 한국 주재 대사가 작은 자리는 아니지만, 1960년대만 하더라도 주한 대사직이란 프랑스 관리들이 볼 때 한직 중의 한직이었다. 샹바르는 많은 사람이 그를 미래의 장관감이라 여겼음에도 불구하고, 주한 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고 만다. 그것은 그의 선택 때문이었다.
1954년 알제리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 프랑스의 드골 장군은 샹바르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게 자기를 도와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때는 누가 정국의 주역이 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청년 샹바르는 선뜻 드골을 선택하지 못했다. 변수가 너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사흘 뒤에 드골을 선택하기로 결단했지만, 드골은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처럼 우유부단한 선택과 결단으로는 2차대전 후 난세에 빠진 프랑스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이유로, 드골은 1958년 대통령이 된 후에도 샹바르를 중용하지 않았다.
선택은 참으로 중요하다. 인생이 선택이라면 신앙 역시도 선택이다.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선택이다. 대충 주일만 지키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될 것인가, 주중에도 진실된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것인가 - 이것도 선택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내 삶의 전반에 걸쳐서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필요할 때만 적용할 것인가 - 이것 역시 선택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