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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악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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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악처는 아마도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가 아닐까? 사람들은 “크산티페가 위대한 철학자를 만들어냈다”고 하지만 실은 정반대이다. 악처가 철학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인 남편이 아내를 악처로 만들 수 있다.
자기 일에 늘 바빠서 가정 돌보기에 소홀한 남편이라면 누구나 아내를 악처로 만들 수 있다. 목회자인 남편도 사모를 악처로 만들 수 있고 사업가도, 예술가도, 직업과 상관없이 가정을 소홀히 한다면 아내를 악처로 만들 수 있다. 요한 웨슬리의 아내도 악처로 소문나 있고, 톨스토이의 아내도 악처로 알려져 있다.
결혼을 했으면 결혼에 대한 책임을 성심성의껏 감당해야 한다. 계속해서 가족보다 자기 일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처음부터 결혼하지 말았어야 한다. 내 아내가 악처이기에 철학자요, 일 중독자가 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내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가 점점 악처로 변해가는 것이다.
‘예수가 함께 계시니’라는 찬송가는 순회 전도자이자 목사였던 찰스 프레더릭 웨이글이 작사·작곡한 곡이다. 웨이글 목사는 전도에 너무 열심을 낸 나머지 몇 달씩 집을 비우는 등 가정에 소홀했고, 참다못한 부인은 딸과 함께 결국 집을 나가고 말았다. 혼자 남은 그는 깊은 절망에 빠져 자살을 결심하고, 높은 바위 끝에 올라가 생을 마감하려고 했다. 그런데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순간,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너와 늘 함께 있다. 그리고 너는 내게 받은 소명이 있지 않느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다시 용기를 얻은 웨이글 목사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감사하며 주님을 위해 살기로 다짐하고 지은 노래가 바로 이 찬송이다. 한 사람이 겪은 고통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예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감당하던 목사도 가정을 소홀히 하면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음을, 또한 하나님은 결코 당신의 자녀들이 가정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목회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신다는 점을 보여 주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