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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속마음에서 우러나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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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가 감동적인 표현들을 남발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 말의 뜻을 생각해 보지 않고 사용하는 것도 원치 않으신다. 그저 친구나 아버지에게 말하듯이 그렇게 하나님께 말씀드리기를 바라신다.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인격적으로, 절실하게 말이다. 이런 기도를 나는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들은 적이 있다.

언젠가 기독교의 수준 높은 지도자들이 많이 참석한 컨퍼런스에 간 적이 있었다. 대화는 진지했다. 거기서 토의되는 온갖 신학적, 철학적 내용을 따라잡느라 나는 바짝 긴장해야만 했다.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홀인더월이라는 가까운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한 신학교 교수님이 식사 기도를 하게 되었다. 다 같이 머리를 숙였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보나마다 신학교 강의 같은 기도겠지.`라고.

그 신학자는 기도를 시작했다. "아버지, 오늘도 살아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식당에서 이렇게 형제들과 함께하며 좋은 음식도 먹고 하나님 나라의 일들을 함께 이야기하니 참 좋습니다. 당신도 이 식탁에 함게하심을 알기에 또한 기쁩니다. 이 형제들 앞에서 당신께 아뢰고 싶은 말씀은,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제게 요구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교수는 그런 식으로 1~2분 정도 더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그가 "아멘."하며 기도를 맺을 때, 나는 `내가 좀 더 자라야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의 신실한 기도를 들으면서, 나는 얼마나 자주 비행기의 자동 조종 장치처럼 기도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은 정형화된 표현들에는 관심이 없으시다. 시편 62편 8절은 말한다. "너희의 속마음을 털어놓아라." 하나님께 이렇게 말씀드려 보라. "주님, 오늘 제 감정은 이렇습니다. 요즘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삽니다. 이런 게 좀 걱정됩니다. 이만저만해서 마음이 좀 우울합니다. 이것 때문에 제가 기쁩니다." 이렇게 하나님게 진실하게 말씀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