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림이 우거진 숲에서 이상한 나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둥치는 두 개인데, 중간부터 한 줄기로 합쳐져서 자란 나무입니다. 그들이 씨앗이었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산은 나무나 풀의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와 앉은 자리에서 자유롭게 싹을 틔우는 곳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두 개의 씨앗이 꼭 같은 자리에 떨어져서 포개진 채 두 개의 싹을 틔웠습니다. 시간이 흐릅니다. 두 개의 나무는 여린 가지를 뻗어 냅니다. 어쩌다가 센 바람이 불어오면 그들은 너무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서로 엉켜 버리고 맙니다.
또다시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엉킨 채 풀리지 않은 큰 가지나 줄기는 바람 때문에 서로 끊임없이 비비적거리게 되어 껍질이 벗겨지고 상처가 납니다. 그 상처들을 통해 나무의 진액이 흘러나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놀랍게도 두 나무 중 강한 쪽이 약한 쪽의 진액을 빨아들여서 이윽고 둘은 하나가 됩니다. 둥치는 두 개인데 어느 부분부터는 하나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이 나무는 예수님과 우리 사이를 비유하기에 매우 적절합니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예수님과 나 사이에 이와 비슷한 과정이 일어나게 하십니다. 처음 예수님을 믿었을 때는 예수님과 내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비비적거리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세속에 때 묻어 있는 자아와 내 안에 새로 생긴 신령한 자아가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예수님께 순응하기 싫어서 버티다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윽고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받아들이심으로써 세례 요한이 말한 것처럼 나는 점점 망하고, 예수님은 점점 흥해서 내 인격을 통해 그분의 품성이 반사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해서 성령의 열매를 가진 사람이 태어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