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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코람데오’의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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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히는 미켈란젤로는 예술적인 재능을 천부적으로 타고났다. 그는 21세에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었고, 30세가 되기 전에 그 유명한 〈피에타〉와 〈다비드〉 상을 완성했다. 그는 30대 초반에 교황 율리우스 2세로부터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벽화를 그리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미켈란젤로는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다. 바티칸의 작은 성당 천장에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그리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소년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긴 했지만, 그의 열정은 오직 조각에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교황의 요구에 마지못해 그 명령을 수락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넘어 창세기에 나오는 9가지 장면을 뽑아 400명이 넘는 인물을 그려 나갔다.
미켈란젤로는 4년 동안 항상 누운 채로 천장에 그림을 그려야만 했다. 그 대가는 시력을 잃는 것이었고, 기력도 크게 소진했다. 그는 훗날 이렇게 회상한다.
“고통스러웠던 4년을 보내고 나니 마치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늙고 지친 것 같았다. 아직 37세밖에 되지 않았는데, 친구들은 이미 노인처럼 늙어 버린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누군가 이렇게 물었다.
“어두운 시스티나 성당 구석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을 텐데, 왜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있어요?”
미켈란젤로는 대답했다.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미켈란젤로는 ‘Coram Deo’(하나님 앞에서)의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 성실한 아티스트였던 것이다. 물론 그의 재능은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그의 달란트는 성실함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실은 멀리 내다보는 비전 없이도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주어진 일, 지금 맡겨진 일에 눈가림으로 하지 않고 주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충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