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모임에서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소년원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갔다. 예배실의 한쪽 편에서는 옷을 똑같이 입은 할아버지 열다섯 분이 미리 앉아 계셨다. 할아버지들의 나이가 워낙 많아 보여서 무엇을 하러 오셨는지 궁금했다.
특송 시간이 되자, 그분들이 앞으로 줄지어 나오셨다. 소년원에 합창을 하러 오신 것이다. 나는 바로 앞자리에서 할아버지들을 훑어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졌다. “아! 나도 나중엔 저렇게 머리가 희어지며 늙어 가겠구나!”
그 순간 뭔가 강하게 나의 손을 들어 메모지에 글을 적게 하였다. 아무 생각도 없이 내 손이 이끄는 대로 막 적게 되었다. 휘날리듯 쓴 글씨를 찬찬히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네 머리의 흰머리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네 마음의 흰머리이다.”
가슴이 울컥거리면서 눈물이 한순간에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육체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위축되어 가는 나의 마음이 더 늙어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신 것이었다.
찬양을 여러 곡 부르셨는데 순서 중간에 단원 중에서 총무 되시는 분이 할아버지 중창단의 평균나이는 77세라고 했다. 제일 많으신 분은 85세였고, 70대 초반은 그중 막내뻘이라고 했다. 이분들의 소망은 90세가 될 때까지 하나님을 찬양하는 중창단이 되는 것이라고 하시며, 공연을 몇 번 더 하면 500회가 된다고 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인데 그동안의 활동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할아버지들이 찬양하는 동안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내 앞에는 마치 지금 열다섯여 명의 젊은 청년들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이분들보다 나는 젊지 않은 것 같았고, 내 마음이 오히려 더 늙은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는 그날 할아버지 중창단을 통해서 위축되어 있던 나를 일깨워 주셨다. 젊어도 마음은 늙은이가 있는 반면에 늙어도 마음은 젊은이가 있다. 나도 할아버지 찬양단처럼 나이 90세가 되어서도 열정을 가지고, 항상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감사와 기쁨으로 찬양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