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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티탄 공원에는 여기저기에 실개천이 많이 흐른다. 수년 동안 가뭄이 계속된 탓인지 수량이 많지 않아서 내가 어린 시절에 흠뻑 젖어 살던 시골 개천의 정서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 속살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 그 속에서 떼를 지어 오르내리는 피라미들, 보기 좋게 깔려 있는 둥근 돌멩이들, 건너편 물가에 늘어선 노란 단풍 숲, 파란 하늘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솜털구름 등 어느 것 하나 마음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다. 나는 이런 평범한 전경을 사랑한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얹어 놓고 얼마나 넋을 잃고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에도 이에 못지않게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개천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남의 나라에 와서 이렇게 부러워하는 내가 참 처량하게 느껴졌다.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번영의 단맛에 빠져 물을 함부로 낭비하고 더럽히는 미천한 사람들 때문에 모든 개천이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그 심성을 갈고닦을 자연 본래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좀 가난하게 살아도 개천 하나라도 제대로 살려 놓는 것이 사랑스러운 우리 후손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혼자 물가에 앉아 해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