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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는 지도자로

과월호 보기 추태화 소장(이레문화연구소)

매년 3월이 다가오면 자동적으로 3·1 독립운동이 떠오른다. 올해는 103주년이 되는 해로 3월 9일에 대통령 선거까지 있어 더욱 뜻깊다. 3·1 운동으로 독립이 바로 찾아오지는 못했지만, 일제의 통치 방식이 무단 정치에서 문화 정치로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한국 기독교는 선교가 시작되던 구한말 개화기 때부터 복음 전파와 함께 한국 사회를 개혁하는 원동력이었다. 교육, 의료, 의식 계몽, 일상의 개혁(금주, 금연, 도박, 축첩 폐지 등) 등 사회의 일대 변혁이 기독교를 통해 일어났다. 이는 일반 역사가들도 부인하지 못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한국 초대 교회의 성도들은 성경 속에서 신앙과 국가를 분리할 수 없었다. 출애굽기는 강대국, 특히 일본에 지배당한 조국의 비극을 투영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는 초기부터 강력한 민족 운동의 모태가 됐다. 성경 속 이스라엘의 출애굽 역사는 한국 역사와 유비(analogie)돼 이해됐다. 출애굽 역사의 모든 과정이 한국 기독교인의 역사적 상상력에 불을 붙여, 피지배 민족으로서 현실 극복에 대한 해답과 원형(Archtype)을 성경 속에서 얻었던 것이다.

3·1 운동을 주도했던 33인 중 16인이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독립 만세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것도 교회를 통해 가능했다. 이로 인해 일제는 교회를 무차별적으로 탄압했다. 

그리스도인들이 꿈꿨던 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독립 국가로서 민족자존과 자주의 나라였을 것이다. 민주(民主)라는 의식 속에 백성이 주인이지만, 통치는 하나님의 주권에 속해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현실은 외세의 지배 아래 있으니 어찌 거룩한 분노를 품지 않을 수 있었으랴. 

이번 3월 9일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란 구호가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바른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 어떤 후보가 국가의 통치권자로 선출돼야 할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참조 삼상 15:22).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에 순종하는 지도자가 선출돼야 함이 당연하다. 100여 년 전의 3월처럼 기독교 공동체가 우리 사회를 위한 해법이라고 믿는다면 초대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참조 행 2:43-47)이 실천돼야 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두 계명(참조 마 22:40)이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의 강령이 된다면 하나님 나라는 머지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