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은주 집사
마흔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엄마가 전화하셨다. “우리 작은딸은 언제나 20대인 것 같은데 벌써 마흔여섯이구나.” 엄마의 말씀에 예전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마음은 청춘인 것 같은데…. 세월의 속도를 체감하는 요즘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민 23:19.
2007년 5월부터 걷기 시작한 가파른 그 비탈길…. 너무 어둡고, 좁고, 힘든 그 길이 내 인생에 주어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이보다 값진 시간들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숨쉬기조차 버거운 고통의 시간들이었다. 때론 주저앉아 목 놓아 울기도 했다. 그러나 내 발은 그 길에서 실족치 않았다.
주님이 비춰 주시는 불빛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둡기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빛이다. 처음엔 그것을 발견하지 못해 어둡고 험난한 길인 줄만 알았다. 그 빛 아래서 다시 보니 그것은 내게 복된 길이었다. 왜냐하면 그 길을 통해 내가 한 발 한 발 주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며, 비로소 내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체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길이 아니었으면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갈 길을 못 찾아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신 11:11. 그렇다. 산과 골짜기가 있기에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했던가. 놀라우리만큼 나를 평안에 거하게 하시고 호흡할 수 있게 하시며 소망의 시각으로 눈뜨게 하시는 것은 오직 주님의 말씀뿐이다. 지금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눈에 잡히는 것이 새롭다. 전에 보이던 것이 아니다. 문제 그 너머의 것들이 보인다. 주께서 나를 바라보고 계심이 보인다.
말씀을 수시로 읽는다. 수시로 읽고 읊조리다 보면 그 말씀의 울림이 있다. 그 울림이 내 마음의 묵직함에 평안을 주고, 절망의 시각을 소망으로 눈뜨게 한다. 세상의 어떤 것이 불변의 약속을 줄 수 있으리. 오직 여호와의 말씀만이 나의 영과 육과 심령과 골수를 윤택하게 함을, 그 소중한 가치를 알기에 오늘도 나는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읊조리며 찬양을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