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모세가 증거의 장막에 들어가 본즉 레위 집을 위하여 낸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민 17:8.
하나님은 특별히 택하신 아론의 지팡이에만 변화를 일으키셔서 이스라엘 자손의 원망을 그치게 하셨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개입으로 아론의 영적 권위와 리더십을 확인시켜 주신 것이다.
그런데 이 본문은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지팡이에 표징을 보여 주실 때 그냥 열매만 맺히게 하셔도 충분했을 텐데,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게 하시는 섬세함을 보여 주셨다. 열매가 맺히려면 움부터 돋아야 하는 순서와 과정이 필요하다. 내 삶을 돌아보니 하나님의 생각과 순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저 내 기준에 따른 열매만을 원했다. 내 목표를 정해 두고 “주께서 이 일을 이루어 주실 줄 믿습니다!”라며 돈키호테처럼 풍차를 향해 달렸다.
오랜만에 햇살이 화창한 날이라 뒷산에 올랐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을 당당히 이겨 낸 전능자의 창조물들이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꽃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산의 높이나 위치에 따라 나무가 각기 다른 모습과 다양한 형태로 자라고 있었다. 하나님은 나를 이 땅에 보내실 때도 분명한 목적과 계획이 있으셨을 것이다. 창조 목적에 따라 열매가 없는 식물도 분명히 있는데, 나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무조건 열매를 바랐다. 꽃만 피우고 자기 사명을 다하는 식물이 있듯이, 하나님이 내 삶 가운데서 어떤 일을 어느 때에 어디까지 이루어 주실지 전적으로 그분께 맡기는 삶을 살아야겠다.
우리 집 가훈은‘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이다. 지금 비록 육신의 병을 얻어 기도하며 요양 중에 있지만 QT를 하며 많은 힘을 얻는다. 내 몸과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스림 받아 온전히 ‘수신修身’하며, 움과 순과 꽃을 피우듯이 성령의 열매도 하나님의 때와 순서에 따라 맺어 가기를 기도한다. 육신의 가난은 ‘불편’이지만 영혼의 메마름은 ‘불행’임을 가르치며, 성경적 가치관으로 두 자녀를 양육하여 하나님 안에서‘제가齊家’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