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와 심하게 다투었다. 내가 결단했던 것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참는다고 참았는데…’라고 변명하며 아이에게 퍼부어 댔다. 그 순간 하나님의 말씀은 내 안에 있지 않았고, 나는 마귀의 앞잡이처럼 돌변해 버렸다. 아이와의 문제는 남편과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졌고, “그동안 제자훈련 받으며 뭘 내려놓았어?”라는 남편의 한마디에 상처 받은 나는 분하고 억울한 마음으로 잠들었다.
아침에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목사님 설교를 다시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기도를 하고 <날마다솟는샘물>을 펼쳐 들었다.
“보라 이 일이 되는 날까지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 하더라”눅 1:20.
이 말씀이 나의 가슴에 울린다. 묵묵히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던 사가랴를 하나님은 축복해 주신다. 그러나 주의 사자로부터 수태고지(受胎告知)를 받은 사가랴는 자신과 부인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를 의심한다. 자녀를 얻기 위해 오랫동안 기도했던 그가 정작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을 잘 섬긴다 하면서도 내 형편과 이성으로 납득이 안 갈 때 하나님을 의심하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지금까지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라는 말씀을 붙들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왔지만,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못한 채 입술로만 기도했음을 회개한다.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양 보충이 된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기 위해 더욱 사모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대하고,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순종하는 훈련을 해야겠다. 오늘 저녁 직장에서 수고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 사과하고 화해해야겠다.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잠 15:23. 하나님은 내 입술에 하나님의 선한 말, 아이를 향한 축복의 말을 담기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는다. 매일 잠언을 읽으면서도 내 삶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회개하며, 순간순간 주의 말씀이 내 안에 살아 숨 쉬도록 주의 말씀을 심비에 새겨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말씀과 만나는 시간을 통해 내 안을 들여다보게 하시고, 나의 모난 부분과 생각을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나를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시키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더욱 배우고 느끼고 결단하고 적용하는 데 최선을 다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