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장다나(영화 평론가)
복직을 준비하던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는 동료들이 그녀를 거부하는 조건으로 회사 측이 제시한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산드라는 이틀 후 열리는 재투표를 위해 주말 동안 16명의 동료들을 설득하려 나서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과연 동료들은 보너스를 포기하고 산드라 편에 서줄 수 있을까?
원제 ‘Two Days One Night’이 알려 주는 산드라의 1박 2일은 인생의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하는 우리의 투쟁과 회복의 단면이 고스란히 함축된 시간이다.
<로제타>, <더 차일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다르덴 형제의 깊은 사회적 통찰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반짝반짝 빛난다. 사회적 약자와 소시민의 모습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각별하다. 조용히 인물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핸드헬드 기법(hand-held camera), 극적 서사 구조보다는 단순화된 사건, 비전문 배우를 기용하는 점 등 평범한 일상과 현실 그대로를 포착하려는 그들의 영화언어 역시 여전히 강렬하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개인의 이익과 연대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지만, 서사를 끌어가는 세세한 설정들은 상당히 심도 있다. 첫째, 주인공이 정황상 상대적인 약자의 위치가 돼 버렸다는 점. 둘째, 동료들은 악인이 아닌 각자의 사정이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 셋째, 주인공이 이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쉽게 복직을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처럼 극중 인물들이 맞닥뜨린 상황들은 옳고 그름, 혹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것들이다.
어디로 흘러갈지,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는 모호한 상황은 매 순간 명쾌한 답을 얻기 힘든 우리 삶의 이면과도 닮아 있다. 기준과 상식이 모호한 상황에서 그래도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할까?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마음을 향해 답지를 내밀고는 그 선택의 과정을 먼발치서 묵묵히 지켜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상황을 다 겪은 산드라의 최종 선택은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감동의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