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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내 인생의 부활절은?

과월호 보기 박시온 기자

엠마오로 향했던 제자들의 눈이 밝아졌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 빛은 지금도 우리 인생에 찾아오신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기쁨을 고백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 승리하신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 - 임하나(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졌다.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 때문에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 갔다. 신앙생활의 의무감으로 혹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수련회에 참석했다. 그때 3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는데, 주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님이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나와 함께하신다고 말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그 순간, 내 삶이 바뀌었다.

 

| 믿음의 유산 - 현승엽(포항 북구 흥해읍)
평생 하나님과 동행하셨던 할아버지. 암 투병이라는 큰 시련 중에도 끝까지 하나님을 찾다가 돌아가셨다. 나는 그렇게 고통스럽게 할아버지를 데려가신 하나님을 원망했고, 신앙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와 친구들은 흔들리고 있었던 나를 계속해서 걱정하며 도와줬다. 어느 순간, 그들을 통해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알았고 만나게 됐다. 나는 돌아온 탕자였다. 지금 저 천국에 계신 할아버지가 내게 믿음의 유산을 남겨 주셨다.

 

|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하며 - 오광재(서울 성북구 월곡동)
이등병이었던 내가 군 교회에서 지휘자가 됐다. 부활절 칸타타 준비를 위해 한 달 정도 매일 교회에 가야 했을 때, 내무실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지금은 한국 어디에서도 교회 가는 것 때문에 이렇게 핍박받는 곳은 없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다고 하셨는데, 나는 엄청난 복을 받은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감사했다. 매년 부활절을 맞을 때마다, 예수님의 부활을 찬양할 때마다 그때가 기억난다.

 

| 고난 중에도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 - 성은하(경기도 의왕시)
모르는 사람의 일방적인 폭행, 믿었던 회사의 배반, 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 모든 일이 한 달 안에 일어났다. 혼란스럽고 두려웠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안으시며 ‘고난 중에도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하셨고, 기도제목까지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알기’로 바꿔 주셨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이전까지의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세상 그 어떤 일이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후 내 삶은 매순간 하나님 안에서 깨지고 다시 태어나는 부활절이 되었다.

 

| 달걀로 전하는 부활의 소식 - 이정일(부산 사상구 모라동)
우리 청년부는 예쁘게 포장한 달걀 5천 개를 들고, 교회 인근에 있는 재래시장을 찾았다. 작은 술집에서 낮술을 드시던 아저씨, 폐지 리어카를 끌고 가시던 할머니,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 처음에는 딱딱하고 건조한 표정으로 우리를 쏘아붙이듯 쳐다보던 사람들이 달걀을 받고는 쑥스러운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다. ‘아, 이것이 부활의 참된 의미구나!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어둠과 절망 속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부활의 기쁨이구나.’

 

| 영원 속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쁨 - 정재원(대구 수성구 지산동)
세상의 모습과 똑같이, 죽은 자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세상이 알려 준 평균 수명 80년 즈음의 시간 속에 나의 계획들을 넣으려 애쓰는 모습으로 살았다. 내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하나님이 물으실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그 영원의 시간을 인정하는 순간, 나는 눈을 뜰 수 있었고, 부활의 기쁨이 무엇인지 만끽할 수 있었다. 부활의 약속 때문에, 영원 속의 하루하루가 거룩한 부담과 기쁨의 선물로 다가온다. 이젠 하나님께 내 시간을 드리기가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