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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삶은 예술이고, 예술의 완성은 사랑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2011)

과월호 보기 장다나(영화 평론가)

 바이올리니스트 나세르 알리 칸(마티유 아말릭)은 첫사랑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그러나 아끼는 바이올린이 부서지던 날, 첫사랑에 대한 아픔과 우울로 인해 죽음을 결심하게 된다. 죽음을 기다리는 하루하루, 그는 지나간 추억과 기억을 만나게 되고, 여섯째 날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삶과 예술,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카툰 작가 및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는 이란 출신의 마르잔 사트라피는 실사 영화에 만화적 색감을 덧입혀 이란의 이국적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낸다. 또한 작품 전반에 흐르는 다채로운 음악과 내레이션은 구전 동화를 듣는 듯한 정겨운 느낌을 자아내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판타지 영화 같은 신비로 가득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자두 치킨>이다. 자두 치킨은 이란의 전통 음식으로 극 중 두 번 등장한다. 한번은 알리가 아내에게 건넨 “당신은 자두 치킨을 정말 잘해”라는 따뜻한 대사 속에, 그리고 또 한번은 알리의 바이올린을 부순 아내가 미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 때다. 이 두 장면에서 자두 치킨은 일종의 사랑에 대한 메타포(은유)로 작용한다.
또 하나 중요한 사랑의 메타포는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은 알리가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랑하는 여인 ‘이란’을 의미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의 사랑을 입은 알리의 연주는 모두의 마음을 적신다. 처음부터 알리의 연주가 아름다웠던 것은 아니다. 오로지 바이올린 연주에만 모든 것을 바쳤던 알리는 위대한 음악 스승을 만난다. 그의 연주를 듣던 스승은 이런 말을 던진다. “기술은 완성됐지만 아직은 아니다. 인생은 한숨과도 같아서 그 한숨을 잡아야 한다.”
그 후 이란과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그의 연주는 모두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한다. 스승이 말한 인생의 한숨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기쁨과 충만함, 상실과 아픔, 그리고 변화와 성장 같은 모든 인간사를 품는 사랑이야말로 예술을 완성하고 인간을 풍요롭게 하며 우리의 삶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