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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오정현 목사
현재 우리는 인터넷을 선두로 한 미디어가 삶의 중심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로 사람과 사람이 몸을 부딪치며 이야기하는 공간보다 가상의 미디어 공간에서 대화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풍토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가상의 세계에 젖어 있던 사람들이 역으로 실제 삶을 동경하는 ‘리얼리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최근 TV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차지하는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모든 특징은 한마디로 ‘리얼리티’(reality)가 살아 있다는 점이다. 가상의 세계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실제 삶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감정이 통하는 진짜를 원하게 된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 열풍은 올 한 해 동안 문화, 예술, 미디어, 종교 등 각 분야에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적 지식 쌓기나 교회 직분의 자랑, 신앙생활 연수가 한 사람의 삶에 진한 기쁨과 행복감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차가운 새벽 미명에 교회에 나와 기도하고, 밤잠을 잊고 철야하며 목 놓아 기도하고, 말씀을 마주 대할 때 그 사람의 신앙은 리얼리티가 살아나게 된다. 일주일 내내 교회를 삶의 중심으로 삼아 때로는 말씀을 들으러 교회에 오고, 때로는 말이 통하는 신앙의 동지와 고민을 나누며 하나님을 알아 갈 때, 진짜 신앙의 리얼리티를 맛보게 된다.
한국 교회는 순수한 신앙의 리얼리티를 되찾아야 한다. 그 어떤 핍박이나 경제적인 어려움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모두 이겨 낼 수 있는 야성을 지닌 신앙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자면 영적 채널을 항상 주님께 고정시켜야 하는데, 그 비결은 바로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서재에 천장까지 책이 가득했는데, 그가 가장 사랑했던 것이 바로 성경이었다. 그는 “성경을 읽어라. 성경은 생명의 떡이며 너희 영혼의 건강과 양식을 위해 마련된 만나이다.”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 읽은 것이 아니라, 매일 성경 읽기표를 따라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다고 한다.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면서 수시로 다가오는 삶의 고개를 넘어서서, 하나님과 영적 합일의 경지에 이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