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오정현 목사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랑하는 나무 중 하나이다. 소나무의 ‘솔’은 순 우리말로, 높음(高) 또는 으뜸(元)을 뜻한다. 이렇듯 예로부터 소나무가 나무 중 으뜸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늘 푸른 잎을 자랑하는 소나무의 절개와 기상 때문이다.
성경과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은 한결같이 소나무와 같은 신앙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들의 신앙은 처음과 끝이 동일한 신앙, 전천후 신앙, 절개와 꿋꿋한 지조가 있는 신앙이었다. 이들이 보여 준 상록수 신앙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신앙인의 자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록수 신앙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세상의 법칙이 아니라, 하나님의 칙령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다. 이에 대한 확신이 분명할 때, 우리는 세상 권세의 도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도장만을 두려워하며, 세상의 유혹이나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이기는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습관적이고 체질화된 기도 생활, 즉 기도의 거룩한 습관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물론, 성경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습관화된 기도의 용사들이었다. 이들은 습관적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어떻게 임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정해진 시간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습관적으로 기도할 때, 우리도 그들처럼 믿음의 용량이 커지고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는 좋은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런던 신학교의토니 레인 교수는 한국 교회의 새벽기도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오늘날 서구 교회에서는 이러한 기도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기도하는 습관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상록수 신앙의 원천임을 잊지 말고, 한국 교회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지켜가야 할 것이다.
셋째로, 감사와 찬양의 습관이 필요하다. 감사의 찬양이야말로 세상의 시험과 유혹을 이기는 강력한 힘이다. 이러한 감사의 찬양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온전히 의탁할 때 우리 삶 속에서 흘러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약속하신다. “네가 부를 때에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사 58:9) 생각해 보라.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께 ‘아버지’하며 매달릴 때, 그분은 ‘내가 여기 있다’라고 응답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형편을 아시고, 오늘도 우리 삶을 선하게 인도하신다. 이 사실을 확신할 때 우리 입에서는 감사의 찬양이 넘쳐나며,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평안, 그리고 능력이 우리에게 임한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떠한 시험과 환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늘 푸른 상록수 신앙을 가꿀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