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오정현 목사
올해는 뭐니 뭐니 해도 ‘부흥’이라는 주제가 한국 교회 안에 큰 이슈였다. 평양 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흥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기도 했다. 지금 한국 교회는 거시적인 차원이든 미시적인 차원이든 부흥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부흥이라는 코드가 이 시대를 대표할 정도로 간절히 말이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도인 개개인의 삶에 진정한 부흥이 일어났는지는 반문해 볼 일이다.
미국 <포브스지>가 올해 발표한 400대 부자 순위 중, 두 번째로 선정된 이가 바로 투자의 달인 워렌 버핏이다. 그가 강조하는 두 가지 투자원칙이 있는데, 첫 번째는 돈을 잃지 않는 것이며, 두 번째는 그 첫 번째 항목을 항상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 원칙의 핵심은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한 일면이 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첫사랑을 잃지 않고, 그것을 항상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있을 때, 우리 삶과 신앙에 진정한 부흥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는 홀에 대한 징크스나 실타의 경험 등을 잊고 성공했던 장면들을 떠올려야 샷을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 조종사는 다음날 계획된 비행 훈련을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리 머릿속에서 성공적인 비행을 그려 본다고 한다. 유능한 CEO는 경영 시뮬레이션을 아침마다 하며, 훌륭한 연설자는 사전에 자신감을 갖고 순조로운 진행을 기억할 때,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 외과의사는 과거에 성공했던 수술 과정을 기억할 때, 당일 수술도 능숙하게 해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날마다 부흥하는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 만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신앙을 포장하기보다는 성경 말씀을 자주 묵상하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 첫사랑의 감격을 잃지 않게 된다.
말씀 속에는 우리 삶의 과거와 현재, 내일의 부흥 비결이 담겨 있다. 성경은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게 하며, 소명 받은 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억 장치이다. 평양 대부흥 100주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소명 받은 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자세는 바로 말씀을 거울 삼아 첫사랑을 잃지 않고 기억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첫사랑을 잃지 말고, 지켜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