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오정현 목사
피부에 와 닿는 태양빛의 따가움이 이제야 비로소 한여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여름이면 모두 밖으로 나가는 데 열중한다. 휴가를 어디로 떠날 것인지,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산과 바다로 일탈의 꿈을 실천하려 한다. 이것은 크리스천들도 마찬가지이다. 상반기에 말씀 훈련을 받던 이들도 여름을 맞이해서는 교회 밖으로 시야를 돌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어떤 교회는 여름이면 텅 빈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여름에도 북적거리는 교회가 있다. 단기선교와 수련회 준비로, 또 새벽부터 자신의 기도제단을 쌓기 위해 평소와 다름없이 교회를 오가는 이들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교회가 모든 크리스천 삶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 교회는 내 삶의 구심점이었다. 학교에 가기 전이나 돌아와서도 꼭 교회에 들러 기도했다. 삶에 어려움이 찾아올 때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역시 교회를 찾았다. 이렇듯 삶의 모든 것이 교회에서 결정되었다. 교회는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든 성도가 자기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받는 생수와 같틴?한다. 교회 오는 게 즐겁고, 기뻐야 한다.
그러다 보면 교회 구석구석을 잘 알게 된다. 낡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추울 때나 더울 때 모여 기도하던 작은 방, 옹기종기 앉아 국수를 먹던 식당, 헌금함, 본당 안에 붙어 있던 커다란 거울까지 교회의 모든 살림살이와 모습이 내 집보다 더 애정이 가게 되었고,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이는 지금의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회 안에는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자신의 믿음 뿌리가 든든해질수록 교회를 아끼는 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요즘 세상 사람들이 보는 교회는 이와 사뭇 다르다. 교회에 대한 편견과 비판이 도를 넘어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주님은 교회를 향해 하나님 앞에 티나 흠이 없는 영광스러운 교회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무형 교회다.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에 대해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먼저 초대 교회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관심을 독차지했던 교회, 가는 곳마다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핍박받을수록 더 강해졌던 교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제자가 되고, 순교의 자리로 철箚〈?데 주저하지 않았던 초대 교회로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또 한 번 초대 교회로 갈 수 있는 티켓을 붙잡았다. 교회는 세상의 흐름과 구분되면서도 성령의 능력을 받는 교회, 복음을 전하는 교회, 예배와 훈련이 살아 있는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가 성도들 삶의 구심점이 되고, 교회답게 되면 생명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다. 교회가 영적인 생수가 될 때, 지금 한국 교회가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10년 후 이 민족의 운명이 뒤바뀌게 될 것이다.
- 오정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