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안드레 대표(GBT 동원훈련부)
양은 무얼 먹고 사는가? 당연히 푸른 풀을 뜯어먹고 산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사하라 사막이 펼쳐진 북아프리카 베르베르 마을의 양들은 사뭇 다르다. 일 년에 두세 차례 비가 내리고 난 다음이면 여기저기 돋아난 풀을 먹다가, 건기 때가 되면 주인이 아주 비싼 가격에 구입해서 주는 마른 밀짚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가난한 주민들은 해질녘 등에 커다란 망태를 지고서 광야로 나가 그곳에서 키가 아주 작은 관목과 가시나무의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담거나, 투박하고 딱딱한 가시가 돋쳐 있는 엉겅퀴를 꺾어가지고 온다. 그리곤 마당에 펼쳐놓은 후 돌로 하나하나 으깨고 짓이긴다. 그렇게 해서 마른 나뭇가지나 엉겅퀴 가시들이 조금 부드러워지면 양들에게 먹인다.
왜 어떤 양은 푸른 풀을 맘껏 뜯어먹는데, 또 다른 양들은 억센 엉겅퀴를 먹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양들이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따라서 누구는 모태에서부터 교회에 다니며 예수님을 믿게 되고, 또 누구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죽어간다. 북아프리카 이슬람권에 사는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성경을 구경조차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내가 이 지역에서 성경을 번역하고 있을 때, 고국의 뉴스를 듣고서 마음이 착잡해진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성경 번역본이 출간됐는데, 번역에 이곳이 잘못 됐느니, 저곳이 잘못 됐느니 하면서 교단 교파별로 논쟁하고 있는 뉴스였다. 그때 내 마음에 든 생각은 ‘아, 우리나라 백성은 정말 복에 겨운 싸움을 하고 있구나. 아직도 세계의 수많은 곳에서는 성경이 번역되지 않아서 예수님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들어보지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는데…’라는 것이었다.
자, 이제 먼저 믿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막 지역의 양들이 나뭇가지나 엉겅퀴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지지 않아 굶주리고 있는 자들에게 나아가 생명의 양식을 전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먼저 날마다 솟는 생명의 샘물을 들이마셔서 믿음으로 잘 자라야 이 일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기도제목
1. 아직도 자신들의 모어로 된 하나님의 말씀을 갖지 못한 1,967부족을 위해 성경이 번역되게 하시고, 번역된 성경을 통해 읽는 이의 삶이 변화되게 하소서.
2. GBT가 국내외 한인 교회에서 성경번역 운동을 일으키는 역할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이 일에 동참할 많은 일꾼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게 하소서.
3. 위클리프 국제연대(Wycliffe Global Alliance)가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많은 단체들과 마음을 합해 잘 동역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