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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이신칭의 vs 이행칭의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이신칭의』

과월호 보기 박주성 대표총무(국제제자훈련원)

이번 달에 소개하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이신칭의』는 제임스 패커의 수제자로 알려져 있으며, 존경받는 현대 복음주의 신학자 중 최연소이자 21세기 최고의 천재 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1988년 출간한 책이다. 보통 5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한국 출판시장에서도 1996년 11월 1판 1쇄가 발행된 이후, 4번의 계약 갱신을 거쳐 20년간 절판되지 않고 계속 찾는 이가 있는 생명력 있는 책 중의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라는 ‘이신칭의’와 “의로워지기 위해서는 행함이 필요하다”라는 ‘이행칭의’는 인간의 종교심과 하나님의 구원 방식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최일선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지막 날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넘어서고, 또 중심을 지켜야 할 주제일지도 모른다. 이번 달에 우리가 묵상하는 갈라디아서는 ‘이신칭의’와 ‘이행칭의’를 교묘하게 섞어 놓은 ‘갈라디안주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신칭의’라는 바른 복음을 왜곡시켰다는 면에서는 ‘이행칭의’의 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신칭의’와 ‘이행칭의’의 논쟁은 유대주의자(그리스도인이 된 이방인 신자에게 구약 율법 준수를 요구한 사람들)가 초대 교회에 심각한 위협이 됐을 때부터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와 펠라기우스 사이의 논쟁, 가톨릭과 기독교 사이의 종교 개혁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옷을 갈아입고 출몰했다. “칭의에 관해 ‘하나님의 은혜’라는 능동성과 ‘인간의 믿음’이라는 수동성을 강조하는 바울의 논지는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의 논란을 뛰어넘으며, 우리 시대에도 직접적이고 밀착된 적합성을 갖는다.”(37쪽)
‘이신칭의’는 하나님께서 죄를 처리하실 수 있으며, 기꺼이 그렇게 하실 것이라는 영광스러운 선언이다. 우리 힘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질병(죄)을 하나님께서 진단하시고 치료(칭의)하신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진리를 알지 못하기에 ‘죄에 매여 종노릇’하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자유 근처에 가보지도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쉬운 말로 바꿔 설명해 주지 않았을 뿐이다.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갈라디아서를 가리켜 “나 자신의 작은 사도, 나는 그것과 약혼했다. 그것은 나의 카티 폰 보라(루터의 아내)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만큼 갈라디아서가 담고 있는 진리가 소중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