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오직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 유목민이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실 목적지를 향해 위대한 영적 여정을 떠나도록 부름받았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 모두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목민이자 나그네 된 인생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도 이 험한 세상이라는 광야를 지나야 하는 영적 유목민이며,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어가는,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인생이다.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길을 떠났다. 그에게는 정확한 목적지가 없었고 지도나 GPS도 없었다. 자동차 보험이나 화재 보험도 없었고, 안전을 보장하는 계약서도 없었다. 경호원도 없었다. 그래서 부자였던 아브라함은 언제나 강도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기도로 후원해 주는 사람 한 명 없었고, 그가 아는 사람은 모두 우상을 숭배했다.
게다가 아브라함의 인생 여정을 보면 단점들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아무 공로 없는 그를 ‘친구’로 삼으셨다. 결정적인 순간에 내린 믿음의 결단과 순종이 아브라함을 아브라함 되게 했다. 성경에 언급된 모든 인물 중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친구라고 칭한 유일한 사람이 바로 아브라함이다(참조 사 41:8; 약 2:23).
아브라함은 믿음의 1세대이자 믿음의 조상이다. 유대인, 모슬렘,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아브라함을 자신의 ‘조상’으로 존경한다. 아랍인과 많은 베두인 종족들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브라함을 ‘믿는 모든 자의 조상’(롬 4:11, 16)이라고 한 사도 바울의 논리를 따른다.
혹 우리 중에 믿음의 1세대가 있다면 주눅 들지 말고, 아브라함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차근차근 믿음의 여정을 기록해 보자. 게다가 예수께서 이 땅에서 십자가로 우리의 죄를 사하신 후, 우리는 ‘하나님의 친구’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지 않았는가(요 1:12).
아브라함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믿음의 결단과 순종이 뒤따르는 삶을 살아가라.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통계와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께서 “가라!”고 말씀하시면 성공 확률을 계산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며 두려움의 경계에서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의 여정이 하나님의 자녀에게 주시는 놀라운 복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