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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은혜가 움직이도록 하라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필립 얀시)

과월호 보기 박주성 대표총무(국제제자훈련원)

 호세아는 이스라엘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을 처음으로 결혼에 비유해서 표현한 성경책이다. 호세아가 고멜과 결혼한 것처럼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결혼했지만, 고멜이 다른 남자를 따라간 것처럼 이스라엘은 다른 신들을 섬겼다.
그래서 필립 얀시는 “호세아의 내용은 마치 얇은 벽을 통해 들려오는 옆집의 부부싸움같이 들린다”라고까지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친근한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주는 신랑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점을 호세아와 고멜의 결혼 관계를 통해 알려주기 원하셨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글을 읽는 그 누구도 자신을 호세아가 결혼한 ‘음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억만 죄악 가운데서 죽어야 했던 존재다(롬 3:23). 호세아를 묵상하면서 고멜의 어이없는 태도를 남의 이야기처럼 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주님도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눅 7:47b)라고 말씀하셨다.
호세아를 묵상하다 보면, 음녀 고멜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일방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 보여 주는 도구로 쓰임받은 선지자 ‘호세아’의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맏형님(롬 8:17)으로 모신 그리스도의 3중 직임(선지자, 제사장, 왕)을 이어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호세아에게 요구하신 것과 같은 이해되지 않는 명령을 우리에게 주실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요청을 하시는 하나님께는 우리가 미처 다 이해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멜과 결혼하고 아파했을 호세아의 마음만 묵상하지 말고, 이 땅에 직접 육신의 몸을 입고 오셨던 주님의 마음도, 그 독생자를 이 땅까지 보내셔야 했던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도 묵상해 보기를 바란다. “은혜란 받는 이에게는 값없는 것이지만 주는 이에게는 전 소유가 다 들어가는 것이다.”(75쪽)
그리고 호세아 묵상을 통해 무엇보다 “우리가 ‘나와 다른’ 사람을 대하느라 극복해야 하는 장벽은 거룩하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려 이 땅에 오실 때 극복하신 장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206쪽)라는 지적을 절절히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호세아 묵상을 통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각자의 삶과 교회 공동체를 움직여 가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