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주성 대표총무(국제제자훈련원)
이달에 묵상하는 누가복음은 바울의 선교 여행 동역자였던 의사 누가가 기록했다. 누가는 헬라파 유대인 혹은 이방인으로 추정된다. 그가 만약 이방인이었다면 신약 성경의 유일한 이방인 저자이다.
특별히 누가복음은 헬라인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기 위해 기록됐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서문(눅 1:1~4; 행 1:1~5)을 보면, 이 두 권의 성경은 로마 관리 데오빌로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에는 헬라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유대 관습들과 지형을 첨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성경은 대한민국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와 언어·문화·신학·역사적으로 간격이 존재한다. 예수님께서 1세기 유대 문화 속에서 ‘유대인 남자’로 살았다는 사실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정치·종교적 격전지이자, 수세기 동안 고대 세계의 교차로였던 유대에서 태어나 성장하셨고, 막강한 로마 제국 치하에서 사역하셨다.
이런 간격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안내자를 만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말씀을 완전히 새롭게 읽게 된다. “자그마한 디테일조차도 점과 점을 잇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십자말 퍼즐을 하다가 한곳에서 막혔더라도 다른 곳을 풀다 보면 갑자기 연결된 단어들이 맞물려 들어가고 거기서 다른 단어를 풀어낼 실마리를 얻어 나머지 부분을 채워 가다가 결국엔 그 단어를 맞추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22쪽)
이번 달에 소개하는 『랍비 예수』(국제제자훈련원 역간)의 저자 티어베르그는, 랍비 예수를 따라 유대 흙길을 함께 걸으면서 유대인의 관점에서 그분의 가르침과 행하심을 귀담아듣고 두 눈으로 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생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인간 생리학과 분자 생물학을 가르쳤다. 과학자의 시선과 연구 방법론을 성경 연구에 접목한 것이다. 이 책 뒷부분에는 스터디 가이드가 실려 있어 소그룹으로 모여 나누기에도 좋다.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말씀에 반응해 결단하고 실천한 모습은 사뭇 놀랍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고자 고향과 가족, 일신의 안락을 부인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인생을 걸었다. 이처럼 예수님의 가르침은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제자들에게 나타났던 변화와 헌신이 2천 년의 간극을 넘어 오늘 우리에게도 열매 맺히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