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정유재 성도
큐티를 정확히 언제부터 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처음으로 큐티하며 말씀 앞에 진지하게 나아갔던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몸이 아프면서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뿐이었다. 그때부터 시작한 큐티는 학교 앞에 있는 교회에서 매일 아침 몇몇 친구들과 함께 모여 큐티 나눔과 기도회를 하는 모임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고, 재수를 하면서도 하루 일과를 큐티로 시작했었다.
대학에 들어가 이전보다 바빠지면서 큐티는 점차 내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지만, 대학부에서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다시 큐티를 손에 붙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자훈련을 받으며 했던 큐티는 예전에 하던 큐티와는 달랐다. 그저 그날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뛰어넘어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진정한 교제를 나누는 시간임을 느꼈다. 예전의 나는 큐티를 부적처럼 여겼다. 큐티를 하지 않으면 그날 내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지고 힘들어질 것 같아서 열심히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눈에 보이는 불행이 일어나지 않자, 하루하루 내 삶의 우선순위에서 큐티가 밀려났던 것이다.
점점 더 바빠지는 생활 가운데 매일 큐티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주님과의 교제로 시작한다는 것은 정말 귀하고 값지며, 나의 아버지 하나님을 알기 위해 지금도 그 시간을 떼어 놓는 훈련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물론 항상 감사와 은혜가 넘치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감동이 없을 때도 있고, 재미없다고 느낄 때도 있다. 비록 그런 날이 있다 할지라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은 한결같기에 매일 주님께 나아가는 시간들을 가지면, 그 시간들이 쌓여 나를 구원하신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또한 그분이 지으신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게 된다. 그렇기에 오늘도 주님을 더욱 알고자 말씀 앞에 나아간다.
말씀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들을 제시해 준다. 특히 잠언을 통해 세상에서 말하는 지혜와 달리 성경에서 말하는 지혜가 무엇인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됐다. “내 아들아 내 말에 주의하며 내가 말하는 것에 네 귀를 기울이라 그것을 네 눈에서 떠나게 하지 말며 네 마음속에 지키라”(잠 4:20~27).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하는 행동들이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말 주의 말씀을 새기고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큐티를 하며 한 구절 한 구절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묵상하기에 큐티하는 시간은 귀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