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1년 08월

매일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선물 상자

과월호 보기 오미영 집사

지난 한 해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모태신앙으로 자라 온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없다는 믿기지 않는 상황 속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이 지쳐 갔다. 게다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결국 한의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단순한 피곤감이겠거니 했는데, 한의사는 암세포가 와서 내 몸을 치면 그냥 무너질 것 같다면서 약을 지어 줬다. 한 포 한 포 약을 먹으며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됨을 느꼈다. 쓰디쓴 한약을 하루에 두 번 따뜻하게 데워 정성스럽게 먹던 어느 날, 문득 육신을 위해 이렇게 물질과 정성을 들이면서 영혼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됐다.
나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제자훈련, 중보기도학교, 큐티세미나, 신구약 파노라마 등 훈련과 양육 과정을 많이 수료했다. 하지만 매일의 큐티는 내 삶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드문드문하다가 흐지부지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육신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영혼을 위해 성실하게 큐티할 것을 다짐했다.
매일 아침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에 맞춰 꼬박꼬박 큐티를 하기 시작했다. 말씀을 소리 내서 읽고, 내게 주신 한 구절을 붙잡고 하루를 살았다. 하나님께서는 큐티를 통해 가족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 때면 사랑과 용서를 깨닫게 하셨고, 뜻하지 않게 아이가 병원 검사를 받는 일이 있을 때는 회개의 말씀으로 나를 돌이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셨다.
매일의 큐티가 하루의 보약이 됐고, 내게 꼭 필요한 주님의 선물이었다. 나는 일부러 다음 날 큐티를 미리 살펴보지 않는다. 하루하루 주님께서 얼마나 딱 맞는 선물을 내려 주실까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언박싱(unboxing) 말씀을 펼친다.
큐티를 꾸준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도 시간도 늘어났다. 주님을 더 만나고 싶고, 주님과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추수감사절 이후에는 시간을 따로 정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중보기도에 대한 간절한 마음도 품게 됐다.
이제 큐티는 언박싱을 넘어 매일 하늘에서 내게 보내 주시는 선물 상자다. 보너스로 기도도 드리며 주님과의 데이트 시간이 늘어난 것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