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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큐티, 주님을 향한 사랑 고백

과월호 보기 이수연 집사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했지만 공동체 모임이나 교회 활동은 하지 않고 부모님을 따라 대예배만 드려 왔다. 그러던 내게 직장 신우회에서 처음 만난 큐티는 참 낯설었다. 성경 말씀은 당연히 믿는 것으로 여기며 말씀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던 내게,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오는 큐티 나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큐티 본문을 읽고 “자매는 이 질문에 대해 어떤 깨달음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음… 그냥 하나님께 감사하기만 한데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서 억지로 정답(?)을 만들어 냈던 기억이 난다.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위해 큐티세미나를 받으면서 큐티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배우게 됐다. 그런데 우리 교회 큐티는 더 어려웠다. 연역적 묵상도 힘든데 귀납적 질문을 통한 묵상이라니.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날마다 큐티 질문을 만들며, 본문의 시대 상황과 역사를 살펴보고 영어 성경과 주석을 찾아보며, 큐티의 즐거움을 점차 알게 됐다. 성경의 모든 사건들이 그냥 믿어지는 것도 감사했지만, 큐티 묵상은 주님과의 풍성한 교제를 누리게 했다. 마치 수학 공식만 외워서 문제를 풀 때보다 원리를 깨닫고 문제를 풀 때 그 문제가 진짜 내 것이 되는 것처럼, 큐티 묵상은 말씀을 통해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이 진짜 내 것으로 깨달아지는 은혜가 있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바쁜 업무에 치이고 처리해야 할 일들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세상에 휘둘리다 보면, 하루 중에 하나님을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하는 날이 많곤 했다. 그런 날이면 집으로 돌아와 자책을 하게 되고, 일터가 감사가 아닌 원망이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그 순간 온전함을 사모하며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더 잘 알고 하나님께서 내게 바라시는 것들을 깨닫기 위해 제대로 회복해야 할 첫 번째 일이 큐티 묵상이었다.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했어”라는 어느 영화의 멋진 대사처럼, 주님을 진짜 사랑하게 되니 주님께 더 좋은 자녀가 되고 싶었고, 이후 삶의 작은 모습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직장에서 큐티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주님, 오늘도 주의 자녀에게 말씀으로 깨닫게 하소서. 제가 듣고 행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