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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아침 큐티권’을 사수하라!

과월호 보기 박정현 집사

내가 가장 열심히 큐티를 했던 때는 학부 시절이었다.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침마다 학생 식당에 모여 고요하게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은, 모임이 끝난 후에 마시는 딸기우유만큼 달콤했다. 하지만 고달픈 직장인이 되면서 나의 아침은 말씀과 멀어졌다. 초반에는 출근길에 성경 앱을 켜서 읽어 보기도 했지만, 분주함을 핑계로 점차 내 아침 루틴에서 큐티가 빠지게 됐다.

큐티가 없으니 내 안에 말씀은 사라지고, 불안과 염려만 늘어 갔다. 일터에 익숙해지면서 내 생각과 힘, 사회생활에 유리한 요령만 의지했다. 심령은 메말라 가고, 매사에 강퍅해지는 나를 마주하며 제자훈련을 신청했다. 그리고 하나님과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 아침 큐티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게 됐다. 이전에는 업무와 연봉, 복지 조건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제일 먼저 구하게 됐다. 특히 업무를 시작하기 전 큐티를 할 수 있는 곳이나, 기독교 기업으로 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응답으로 아침 시간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믿는 사람들과 함께, 혹은 혼자 조용히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새 직장으로 이직하게 됐다.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학생 시절에는 큐티 모임이 의무적으로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영적 갈급함을 경험해 보니 이 아침 시간은 가장 소중한 특권이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모임이 금지되고, 믿음의 동역자들과 직접 삶의 은혜를 나누지 못하게 되니 아침 큐티 묵상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물론 업무로 만나야 하는 동료에게 내 죄 된 모습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침마다 말씀을 함께 묵상하며 지혜를 구하고, 마음과 생각의 정결함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그런 고민들은 사라지고 감사와 평안이 찾아온다.

무엇보다 이전에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다가 실수하며 일을 그르치곤 했는데, 이제는 작은 일에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채워지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하고 앞으로도 마음을 다해 지키고 싶은 권리는, 아침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주할 수 있는 ‘아침 큐티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