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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박진희 성도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자매가 있다. 처음에는 서로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이야기가 잘 통해 자주 어울리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행정 업무와 관련해 그 자매에게 문의하면서 했던 말들이 와전되어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 후로 겉으로는 편안하게 이야기해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그 자매를 대하게 되었고, 표면적인 관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로 지냈다.
그런데 며칠 전 사회선생님이 다른 여선생님들과 같이 저녁을 먹자고 제안하셨다. 종례 후 교사 기도회를 앞두고, 사회선생님이 조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홍보팀장인 그 자매도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사실 그 자매로 인해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다들 같이 어울리기를 꺼려했고, 나 또한 그 자매를 생각하니 식사 모임에 가기가 더욱 꺼려졌다.
그러다 교사 기도모임 시간이 되었다. 나는 <날마다 솟는 샘물>에서 묵상했던, 안식일에 병 고치신 예수님을 비난하는 유대인들(요 5:9 이하)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가 묵상한 것을 나누면서, 유대인들이 만든 규례를 지키는 것보다도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기록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그 자매에 대한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주님의 긍휼한 마음으로 그 영혼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해야겠다고 고백했다.
퇴근 후에 여섯 명의 선생님들과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했다. 학교 이야기며, 학생 이야기며, 모두 즐겁게 수다를 나누었다. 그 자매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자매와 함께 식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님은 내가 그 자매와 편안한 관계로 회복되기를 원하셔서 식사 자리를 마련하셨고, 순종하는 내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에도 관심을 보이시고 개입하시며, 말씀으로 나를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지속적으로 주님의 음성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말씀에 순종하며 나아가도록 영적 생활을 점검하고 살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