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큐티를 일부러 안 했던 적이 있다. 성경의 전체적인 통찰을 얻고 싶다며 큐티하는 15~30분의 시간을 성경 통독에 할애하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두 달 만에 다시 큐티로 돌아왔다. 아마 나는 굉장히 교만했던 것 같다.
큐티를 하던 시간에 성경 통독을 하면서 처음엔 빠른 속도로 성경을 섭렵해 나가는 것이 좋았다. 성경 1독을 6개월, 최소 1년에 한 번은 해내겠다고 생각했다. 신앙의 조상들의 계보와 삶을 차례차례 밟아나가며 그들의 인생을 음미했고, 나도 그들처럼 믿음의 자손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기대했던 바와 달랐다. 힘들 때 어떤 말씀을 붙잡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됐다. 혼란스러워졌다. 친구에게 이런 어려움을 털어놓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한꺼번에 성경을 많이 읽으면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없잖아. 그래서 네가 힘들 때 붙잡아야 할 말씀이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냥 큐티를 다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계획이 무너진 것이 아쉬워 슬퍼하며 어쩔 수 없이 다시 큐티를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친구의 말처럼 매일 묵상을 시작하니 삶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이지만 매일 아침 말씀을 입에 넣고, 씹고, 또 곱씹고, 삼킨 그 몇 구절이 힘들 때 되새길 수 있는 양식이 되는 줄 미처 몰랐다.
큐티를 통해 만나는 매일 아침의 말씀 묵상은 깊이 하면 할수록 내게 주어진 하루를 하나님의 말씀 따라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인도해 줬다. 나는 큐티를 통해 매일매일 성화되며, 나아가 앞으로 내가 서 있게 될 직장에서, 또 내 삶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길 소망하고 있다.
<날마다 솟는 샘물> 큐티가 사람들이 가방 속에 꼭 넣고 다니는 ‘it’아이템이 되면 좋겠다. 천이백 원짜리 카카오빵 2개만 참고 <날마다 솟는 샘물>을 사면 한 달의 삶이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정말 아무것도 묵상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할 때도, <날마다 솟는 샘물>이 내게 묻는 질문 몇 개에 집중하면 오늘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 이렇게 매일 내 삶을 부요케 하는 큐티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